예술은 강력하다. 예술은 자기 자신을 수행하기 위해 예술가의 정신을 사로잡는다고 마르쿠스 가브리엘(Markus Gabriel)의 <예술의 힘>에선 말한다. 예술은 인간이 이해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힘을 지녔다. 인간의 생각은 인공물들로 발전과 변형을 거듭해 왔으며 우리의 상상력 덕분에 기존의 관점을 넘어 존재하지 않는 시각이나 다른 차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물’에 해당하는 예술작품은 엄청난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의 자율성이란 한 작품을 구성하는 콤퍼지션(composition)은 다른 예술 작품의 콤퍼지션과 다르다는 것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말마따나 인간의 자율성은 칸트가 말하는 것처럼 보편적 구조에 종속돼 있다. 개인이라서 자율적인 것이 아니고, 행위를 보편화하기에 자율적인 것이다.
하지만 예술작품은 논리 법칙에 종속되지 않는다. 작품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것이 예술작품의 존재를 위협하지는 않기에 자본에서도 자유로울 만큼 예술의 자율성은 막강하다. ‘예술의 자율성’ 개념은 예술 작품 그 자체가 인간의 도덕적, 미적 판단의 대상에서 벗어난 존재로 보는 시각으로 이 예술의 자율성 덕분에 예술 자체는 물론이고 창작자와 관람자 또한 자유를 얻게 되는데, 한 마디로 ‘예술의 자유’다. 예술의 자율성으로 관람자의 자유로운 해석도 가능해졌다. JR이 찍은 허물어져 가는 콘크리트 집들에 새겨진 눈을 보며, 제인 알렉산더의 <야수들의 보병대> 설치 사진을 보면서 관람객들은 동일한 작품을 보면서도 모두 다른 것을 보았을 것이다.
공명共鳴을 생산하는 아트, 창의융합성
“예술은 다양한 관점들의 본성적 차이 그리고 그 파편들 간의 간격을 긍정하면서도, 그들을 단일한 통일로 묶지 않고 횡단성이라는 고유한 형식을 통해 그 안에서 파편들이 소통할 수 있다. 예술은 조건을 넘어 스스로 공명 자체를 생산하다. 예술에서 생산되는 공명 속에서 횡단 역시 생산된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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