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024 대전국제사진축제: 기록과 표현 / 양정아 예술감독을 만나다
인터뷰 | 김영섭 발행인
2024년 11월, 대전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사진축제의 무대가 된다. 올해 첫 번째로 개최되는 대전국제사진축제(조직위원장 전재홍)는 '기록과 표현'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다양한 사진가들의 독창적인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월간사진 김영섭 발행인입니다. 대전국제사진축제 양정아 예술감독님,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전국제사진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게 된 양정아입니다. 사진가들의 해외진출과 사진정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 ‘사진기획전시’의 저자이기도 하죠. 저 또한 만나 뵐 수 있어 반갑습니다!
제1회 대전국제사진제 총감독으로 선임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충정 대전지역에서 최초로 국제사진축제가 열리게 되었는데요. 그 자리에 제가 예술감독으로 첫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첫 해이니 만큼 할 일도 많고 책임감도 크지만 그만큼 기대가 큽니다. 대전국제사진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그동안 쌓아온 해외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전에서 국제적인 사진축제의 첫걸음을 내딛는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그 역할을 제가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대전국제사진제가 다른 사진축제와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르려고 생각하고 계시는가요?
한국에는 크고 작은 많은 사진축제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데요. 그만큼 많은 기회와 사진 인프라가 생긴다는 것이죠. 대전국제사진축제는 동시대 다큐멘타리사진에 중점을 두고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사진으로 한정을 짓는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표현함에 있어서 동시대 예술의 한 부분으로 접근한다는 것이죠. 이번 주제전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대전국제사진축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그 기회의 장을 넓히고자 합니다.
얼마전 포트폴리오 리뷰를 열었는데요. 축제 개막 전 미리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작품들을 발굴하고자 했습니다. 리뷰에서 선정된 베스트 포트폴리오 작가들은 디스커버리 전시에 참여하게 됩니다. 신진작가들의 열정과 재능을 그 해 바로 대전에서 펼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죠. 대전의 디스커버리 전시는 가능성 있는 모든 신진작가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대전국제사진축제의 전시를 관람하기위해서는 도시 곳곳 다양한 전시장을 찾아다니게 되는데요. 주제전이 열리는 대전예술가의집을 시작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의 전시장과 주제를 가진 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대전 특유의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게 대전국제사진축제의 독특한 매력이기도 합니다.
대전국제사진축제는 국제적인 행사, 해외에 나가서나 볼 수 있는 전시를 가져와 좀 더 많은 분들이 글로벌 사진의 트랜드와 흐름을 읽고 세계의 사진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는 렌즈컬쳐와의 협업전시가 그 예입니다. 해외협업을 통한 전시는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않고 국제적인 네크워크를 확장해 대전국제사진축제가 세계적인 사진축제로 발돋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 유럽을 아우르며 국제적인 사진행사와 큐레이팅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미국 월스페이스갤러리 선임큐레이터, 미국 그리핀사진미술관 고문 및 심사위원과 프랑스 글라즈 페스티벌 사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는데, 그간의 주요 경력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그동안 한국은 물론 해외 수십 개의 도시를 다니며 사진예술관련 활동을 했는데요. 크고 작은 다양한 기획전을 포함해 사진심사, 포트폴리오 리뷰 등 주로 해외에서 많을 일을 해왔습니다. 해외 사진페스티벌의 심사, 리뷰를 통해 많은 사진가들과 기획자들을 만나며 다각적인 해외네트워크를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월스페이스갤러리의 선임큐레이터로 스카우트되어 미국생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국 갤러리, 미술관 등에서 기획, 심사, 컬렉션 등 사진,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여러 나라의 기관들과 연결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에 프랑스 글라즈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하면서 글라즈 페스티벌 서울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는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협업 교류전시입니다. 올해 5월에 글라즈 페스티벌에서 제가 선정한 프랑스 사진가의 첫번째 교류전이 서울에서 열렸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프랑스에서 한국전시가 열릴 예정입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뉴욕타임스 사진 심사위원과 세계 유네스코 사진공모전 심사위원, 독일의 권위 있는 사진잡지 유러피안 포토그래피에서 해외 편집위원을 역임했습니다. 그간의 활동에서 느끼신 사진계 전반에 관한 인사이트 등을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해외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의 사진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나 우리 한국사진가들의 작품이 우수한지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 사진가들의 작품은 한국인이 가진 개성과 독특함이 묻어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사진가들의 작품을 매우 선호하고 있죠. 한국 사진가들이 참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외에 노출된 사진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외분들이 실제적으로 한국사진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사진가들 위주로 알고 있죠. 훌륭한 한국 사진가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단지 해외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요. 참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종종 해외 기획자들이 한국사진가들을 소개해 달라고 하는데 막상 소개하려고 하면 그들의 홈페이지가 없어 난처한 경우도 생깁니다. 온라인상의 노출도 참 중요하다는 것을 한국 사진가들이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홈페이지든 SNS든 자신의 작품을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진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외 네트워크와 교류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야 합니다. 주변에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중요하고 또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할 때 좋은 시너지가 납니다. 해외교류, 해외 인적네트워크를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노력과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축제의 전반적인 테마와 주제가 <기록과 표현을 담다>입니다. 전시기획의 전반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이번 대전국제사진축제의 주제는 ‘기록과 표현’입니다. 주제전에서는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서 촬영된 국내외 다큐멘터리 사진들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사진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실을 기록하고 표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죠. 이번 전시는다큐멘터리 사진이 단순한 순간의 기록을 넘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예술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사진이 가진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사진은 현실을 기록하지만, 그 기록이 주는 감정적, 사회적 맥락은 작가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다른 시각과 주제를 가진 국내외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동시대사진이 보여주는 기록과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경험, 사진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 표현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번 축제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부터 중견, 신진작가까지 다양한 작가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틴 파, 다이도 모리야마, 프레데릭 벅스 등 다양한 작가들을 모셨는데 어떻게 섭외가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주제전은 일본, 영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 한국 등 국내외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참여합니다. 동시대의 세계적인 다큐멘타리 사진가들의 작품들을 비롯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사진가 그리고 신진 사진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사실 전시를 진행하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대전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사진축제이기도 하지만 해외작가의 경우, 대전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죠. 시작 당시 대전국제사진축제라는 데이터,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에 거의 맨땅에 헤딩한 느낌이었습니다 홈페이지 구축도 안 된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동안 해외에서의 축적된 인맥과 신뢰를 바탕으로 주요 해외 사진가들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대전이라는 사뭇 낯선 도시에서의 사진축제가 왜 중요한지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계속해서 설득했습니다.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해준 모든 사진가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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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발행인과 양정아 예술감독의 인터뷰 전문은
사진전문매거진 <월간사진> 11월호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