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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심상용 관장의 사진칼럼
언캐니 세대의 합창과 증언으로서 사진

언캐니 세대의 합창과 증언으로서 사진
질리안 웨어링Gillian Wearing과 프란시스코 보익스Francisco Boix로부터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서울대학교 교수

영국의 yBa 작가 질리언 웨어링Gillain Wearing은 1992년부터 시작된 사진 연작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타인이 말하도록 한 것을 말하는 표지판이 아닌, 당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표지판〉이 그 제목으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종이와 펜을 주고 생각나는 것을 종이에 적도록 한 다음, 그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적이고, 종종 겉모습만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장 차림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남자는 뜻밖에도 “저는 절망적입니다“(I’m desperate)”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웨어링의 ’사회적 초상화‘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중략) 웨어링에 의하면 사람은 카메라로는 읽어낼 수 없는 가면(mask)을 쓴 채로 사는 존재다.

“사람은 인간적인 마스크를 쓴 존재로서 가면을 통해 자신을 외부로 내보이지만, 내면의 의식의 모습은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 둘 사이에 언제나 존재하는 불균형, 나는 그것에 관심이 있다.”

이 대목에서 내 생각은 웨어링의 것과 갈라선다. 문제가 무엇인가? 가면의 필연성인가? ‘왜 인간은 그러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가’인가?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 깊은 곳에 거주하는, 반드시 감춰야만 하는 ‘무엇’에 대한 물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문제의 핵심으로 다가서는 길이다. (본문 중 일부 발췌)

 

__<월간사진> 4월호 심상용 관장 Column 中 일부 발췌

/전문은 <월간사진> 4월호에서 만나보세요.

관리자 기자  2023-09-01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