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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소디(George Osodi)의 사진미학
낙원의 강간, 오염된 대지와 결탁된 엘리트 예술

조지 오소디(George Osodi)의 사진미학
낙원의 강간, 오염된 대지와 결탁된 엘리트 예술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서울대학교 교수)

낙원의 강간

독일의 매체 철학자 노르베르츠 볼츠(Norbert Bolz, 1953~ )는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던적 세상에서“예술은 더는 세상에 대한 비판이나 안티 테제가 되는 것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 금언을 받들기라도 하듯, 이 시대의 비평가들은 작가가 진실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사람들의 내면에 고이 잠들어있는‘진실 감각’을 굳이 흔들어 깨우는 것이 예술의 본령이 아닐뿐더러 부질없는 짓이기도 해서,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거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조지 오소디(George Osodi)의 사진은 오늘날 지당한 것으로 들리는 이런 류의 언설에 깃들어 있는 오류를 꿰뚫어 본다. 사진의 눈은 진실을 의지적으로 피하는 경우에도 진실에 관여하고 진실로 복귀한다. 감정적 위안 같은 심리 게임이나 관념, 상상계, 심지어 피안으로 달아나보라. 그 달아남 자체가 이미 진실 감각의 반영이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조지 오소디는 그가 ‘낙원의 강간(The Rape of Paradise)’으로 명명한 조국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실’을 20년 넘게 추적, 촬영해 왔다. 이 진실은 아프리카의 가장 중요한 산유 지역 니제르 델타 지역, 오고닐랜드의 땅과 하늘을 지속적으로 더럽혀온 유정(油井)의 화재, 대기를 뒤덮은 칠흑 같은 연기, 오일 머니(oil money)와 그린 워시(green wash)의 실체, 그리고 오늘날 매출액 기준 세계 5위, 비미국 기업 1위인 다국적 석유.가스 회사 로얄 더치 쉘사(Royal Dutch Shell oil corporation)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1960년대 말부터 '블랙 골드(black gold)'에서 나온 오일 머니가 나이지리아 사회를 타락시키기 시작했다. 다국적기업의 오일 머니와 결탁된 엘리트가 등장하고 부패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사태에 대해 나이지리아 정부를 포함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오고닐랜드의 석유 추출로 쉘 사와 영국 왕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결국 니제르 델타 지역의 맑은 물과 음식, 폐를 더럽히지 않을 공기를 섭취할 권리가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위해 짓밟힌 것이다. 제국주의 체계는 여전히 작동 중이다! 놀랍게도 이 지역의 해안은 아프리카 노예들이 서구의 제국들로 운송되던 곳이었다. 로얄 더치 쉘 사는 20세기 내내 아프리카, 중동, 북해, 북아메리카에 이르는 세계의 자원 매장지를 들쑤시고 다닌 결과로 석유, 가스 분야의 슈퍼메이저가 되었다. 

 

__<월간사진> 2월호 심상용 관장 Column 中 일부 발췌

관리자 기자  2023-09-01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