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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권지혜 부사장의 Pick
사진 애호가에게 건네는 시간

공간에 부는 새롭고 유쾌한 바람, 컬렉션.
사진 애호가에게 건네는 시간
부사장 권지혜

글로벌 슈퍼 컬렉터들을 연구 조사하는 리서치 기업인 래리스 리스트(Larry’s List) ‘2023 PRIVTE ART MUSEUM REPORT’에 의하면 전 세계 446개 사립 현대미술관 중 한국의 사립미술관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 세계의 도시 가운데 서울에 가장 많은 사립미술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래 들어 한국에 특색 있고 규모 있는 사립미술관이 잇따라 건립된 것은 문화적 경험을 일상에서 즐기려는 예술 애호가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예술품을 수집하는 컬렉터 수가 늘고 있다는 방증(傍證)이기도 하다. 분명 응원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수집 욕구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 수집 행위를 통해 묘한 기쁨을 환영한다. 예술품 컬렉션(Art Collection)은 수집 욕구 충족의 차원을 넘어서 예술 단체와 작가들의 작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까지 포함한다. 예술시장은 생산자(작가), 중개자(화랑, 경매 회사, 아트 딜러), 수요자(컬렉터)로 형성된다. 그중에서도 수요자인 컬렉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장 원리에 따라 공급은 있으나 수요가 없다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없다. 컬렉터 수가 중요한 이유다.

취향에 따른 다양한 컬렉터

컬렉터들은 예술을 사랑하고, 깊이 음미한다. 정상에 오른 슈퍼 컬렉터부터 누구나 알아볼 만한 작품을 사들인 뒤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업가도 있고, 스스로를 일깨우는 날 선 작품만 골라 수집하는 이들도 있다. 무명작가를 발굴해 차세대 슈퍼스타 예술가를 만드는 후원자형 컬렉터까지. 예술의 지향점이 다양하듯, 컬렉터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한 가지 공통점도 있다. ‘끌림’, 독특하거나 참신한 작품을 만나면 지갑을 열어 사들인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에게 힘을 불어넣고, 컬렉션과 탁월한 합을 이뤄 예술계에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선사한다. 컬렉터가 없다면 지구상의 예술가들과 화랑들은 생계 유지가 어려울 것이다.


예술품 사랑, 컬렉션

“한옥에 이사를 왔을 당시 어떻게 꾸며야 할지 한옥 인테리어에 대해 공부를 하며 조선시대 고가구가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인사동의 고가구 상점에서 구입한 18~19세기 제작된 책장과 먹감나무 반닫이가 첫 컬렉션이에요.” 부드러운 동시에 강렬한 눈빛, 우아하면서도 날렵한, 조용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던 그와의 8년 전 첫 만남이었다. 이렇듯 남다른 심미안을 지닌 마크 테토는 실제 아트 컬렉터이기도 하다. 고미술부터 현대미술 그리고 사진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컬렉션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한옥에서 생활하다 보면 ‘뜻밖의 포인트’를 발견할 때가 있는데 창에 비치는 햇빛을 보다 문득 한지에 대해 궁금해졌고 한지를 이용한 현대 미술품에도 관심이 생겼고 고미술에서 한국 현대미술품까지 눈길이 가게 됐다는 것. 마크는 리빙센스 잡지의 “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라는 시리즈 연재물을 통해 한국의 저명한 예술가들과의 인터뷰에서 만났던 구본창의 작품 컬렉션 시작으로 민병헌, 김희원, 최랄라 사진작가의 작품까지 수집하게 됐다.

 

/전문은 <월간사진> 2024년 4월호에서 만나보세요.

관리자 기자  2023-03-03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