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으로 촬영하던 시절, 사람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사진이 혹여 구겨지거나 상처가 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소중히 앨범 안에 보관했었다.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고 복제, 보정마저 간편해진 오늘날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과거 필름 사진의 경우 대부분 인화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필름을 보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인화물을 앨범에 간직하고 보고 또 봤다. JPEG 파일로 마침표를 찍는 요즘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화된 사진의 경우 아무리 소중하게 다뤄도 시간의 풍파를 막아내기는 힘든 법이다. 언젠가 누렇게 변색되고, 상이 퇴색되고, 디테일 역시 손상되며, 인화지 표면이 갈라지기도 한다. 종종 취급상의 부주의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더 이상 옛 사진을 보며 추억에 젖는 일은 불가능한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대한 해답은 디지털 기술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초상화 전문 화가에게 오래된 사진을 의뢰했다고 한다. 훼손된 사진 위에 최대한 유사하게 그림을 그리고, 이를 복사 촬영하는 방법으로 사진을 복원한 것이다. 굉장한 전문성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포토샵을 이용한 복원이 가능하다. 이런 방법은 국립중앙박물관, 독립기념관 등에서 행해지는 역사 연구에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천안 독립기념관에는 사진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서는 우리 역사를 기록한 옛날 사진을 수집해서 연구를 위한 아카이브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1900년대 한국을 기록한 사진부터 10~20년 전 국가 행사를 기록해놓은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다. 오래된 사진의 특성상 이미 훼손된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스캔을 받고 포토샵을 이용해서 복원하는 과정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