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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전시

12회 동강국제사진제 개막


이정진 그리고 영국 사진
세 젊은 작가의 청춘켈렉션까지

사진창작체험공원이 새로 조성되어 전시시설 인프라가 한층 넓어진 가운데 12회 동강국제사진제가 이정진의 동강사진상 수상자전과 영국의 현대사진을 초대한 특별기획전 1 그리고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을 기념한 특별기획전 2 등 10여개 다채로운 전시로 막을 올린다.
12회 동강국제사진제는 오는 7월19일 개막해 9월22일까지 66일 동안 사진마을로 선포된 강원도 영월군의 동강사진박물관을 중심으로 학생체육관과 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열린다. 사진제를 주관하는 동강사진마을운영위원회(위원장 김영수 중앙대 교수)는 올해 사진제는 수상자전과 국제전, 젊은 작가전, 거리설치전 등 모두 10여개 세부 전시회로 관객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기존의 동강사진박물관의 1, 2전시실과 박물관 신관의 3전시실에 이어 4~6전시실이 새로 문을 열어 올해 사진제부터 전시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물관 주변에 조성되는 사진창작체험공원 내에 건립되는 사진창작스튜디오(가칭)에는 모두 3개의 전시실과 작가들의 입주 작업공간(레지던시)이 들어서 부족했던 전시공간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진, Wind07-73, 2007, 200x100cm, 한지에 사진 유제, 한지배접Photo Emulsion On Rice Paper
이정진의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올해 동강사진상의 수상자는 한지에 인화하며 감성적인 풍경과 정물작업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정진이다. 이정진은 감광유제인 리퀴드 라이트(Liquid Light)를 수제 한지에 붓으로 바르고 그 위에 사진을 인화한다. 프린트마다 다른 붓질과 한지 고유의 특성이 만나는 것이다. 이처럼 회화의 수공적인 노력과 은염사진의 기계적인 완성도를 모두 갖춘 이정진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탄생한 사진작품은 미묘한 회색 톤을 내며 언제 봐도 새롭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강사진상 심사위원회는 이러한 독창적인 작품세계와 더불어 국제적인 활동성과 등을 들어 이정진을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정진은 국내외에서의 30여 차례가 넘는 개인전 개최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의 사진전문 출판사인 아퍼처에서의 사진집 출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휘트니 미술관 등의 작품 소장 등 최근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인 한국 사진가 중 한명이다.
<동강사진상 수상자전>(동강사진박물관 3전시실, 기획 엄상빈)에서는 이정진의 대표작업 중 정물작업인 ‘Thing’(사물)과 2011년 아퍼처에서 출간된 ‘Wind’(바람) 두 시리즈가 소개된다. ‘사물’ 시리즈는 사물에 대한 완전한 앎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작업이다. “나는 이 사물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은가 보다”는 이정진의 문구는 ‘사물’ 시리즈가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를 내포한다. 수수께끼 같은 자연의 단편인 ‘바람’ 시리즈는 본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느낀 것을 찍는 이정진의 작업 개념을 대변하는 풍경사진이다. 골격만 남은 건물과 방치된 버스 잔해, 지평선과 맞닿을 만큼 낮게 내려앉은 구름은 고독하다 못해 죽음의 기운마저 느껴지며 그때 그곳에서 느꼈던 이정진의 감성을 전한다.

이정진, Thing04-29, 2004, 195x140cm, 한지에 사진 유제, 한지배접Photo Emulsion On Rice Paper
영국 국제전과 청춘 콜렉션전도
해마다 한 국가를 초청해 전시를 여는 국제전의 올해 초청국은 영국이다. 동강사진박물관 1, 2전시실에서 소개되는 <구성적 풍경:영국 현대사진(The Constructed View:UK Photography Now)>(기획 양정아?루이스 클레멘츠)은 전시명에서 보듯 사진의 다양한 구성적인 방법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기획을 맡은 양정아 독립큐레이터는 “새로운 형식의 실험과 다양한 가치로 대변되는 영국 현대사진의 다양함을 통해 작가와 관람자의 구성적 관점을 보다 폭넓게 탐구하는 전시”라고 설명하고 “작가가 이미지를 제작하거나 발견하는데 있어 그들의 관점이나 내용을 다루는 방식 역시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실과 유기, 음악과 쾌락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내러티브가 있는 연출사진으로 선보이는 톰 헌터(Tom Hunter), 연출사진으로 십대 소녀의 신비한 세계를 표현한 줄리아 플러톤 바턴(Julia Fullerton-Batten), 초상 이미지에 자수를 놓는 모리지오 안제리(Maurizio Anzeri), 레이어를 덧붙여 영화적인 풍경을 만드는 팀 시몬스(Tim Simmons) 등 13명 작가의 60점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이번 전시는 가장 컨템포러리한 주제를 다루는 30~40대로 구성된 영국 현대사진가들의 국내 첫 전시이면서 올해 한영 수교 13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열리는 전시이기도 하다.
그동안 <마술피리>와 <적과의 동침>을 통해 꾸준히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열어온 동강국제사진제는 올해부터 젊은 작가전을 새롭게 기획해 선보인다. 동강사진박물관 4전시실에서 열리는 <청춘 콜렉션(Youth Collection)>(기획 박영미)에는 권지현, 김인숙, 오석근 세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다듬어져 가는 과정과 이 속에서 우리 삶을 이야기한다. 기획을 맡은 박영미는 “누구나 기준은 다르겠지만 청춘은 가장 아름다웠던 한때를 의미한다”며 “이런 점에서 10년 이상 작업을 해오면서 일관된 작업 태도와 시선을 견지해온 세 작가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청춘에 관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권지현은 대학 기숙사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을 담은 사진과 영상작업을 통해 우리 교육의 정형성을 조명한다. 일본의 민족학교 출신인 김인숙은 한국과 다른 교육 문화와 그곳에서의 경험을 추억하는 사진과 설치작업을 전시한다. 마지막으로 오석근은 아버지의 사진 앨범과 청소년 시기의 자신의 앨범 그리고 현재의 청소년들을 촬영한 사진을 교차시키며 근대교육이 주입해온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Tom Hunter, The Way Home,2000

다채로운 10여개 전시와 워크숍 열려
이밖에 다양한 전시가 준비된다. 7회째를 맞는 거리설치전 <영월다움>(기획 이재구)은 해마다 전국의 신진작가를 초대해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전시로, 올해는 박준형, 안종현, 윤예준, 주종우 4명의 작품이 영월군청과 동강사진박물관 주변 야외공원에 설치된다.
박물관 6전시실에서 열리는 <신소장품전-박영숙, 권태균전>은 2012년 동강사진박물관이 소장한 박영숙과 권태균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국제전과 함께 특별기획전으로 준비되는 <동계올림픽전>(학생체육관, 기획 최재영)은 강원도 평창군의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동계올림픽의 100여년 역사를 사진으로 돌아보는 전시다. 올림픽의 극적인 장면을 담은 120여점의 사진이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보도사진가전은 <휴전협정 60주년 ‘분단60’>(동강사진박물관 야외, 기획 최재영)을 타이틀로, 11명 보도사진가들이 촬영한 분단의 다양한 풍경이 전시된다. 구와바라 시세이, 김희중, 라오 류, 이창성, 정범태 등의 작품의 소개된다. 이외에 8명 강원도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강원도사진가전>(동강사진박물관 5전시실, 기획 심상만), 8명의 영월군 사진가들이 탄광촌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한 작품을 소개하는 <구름이 머무는 마을 모운동>(학생체육관, 기획 엄상빈), 전국의 대학 평생교육원 4곳에서 공부하는 12명 작가가 참여하는 <평생교육원 사진전>(문화예술회관, 기획 조주은) 등이 열린다.
동강사진제를 앞두고 교육 프로그램인 동강사진워크숍(www.donggangphoto.com)도 열려 유명 사진가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강사진상 수상자인 이정진의 무료 공개강좌를 포함해 7월19일부터 21일까지 16개 강좌가 열리며, 신청기간은 7월5일까지다. www.dgphotofestival.com
(월간사진 2013년7월호)

권지현, Dormitory-F, 42X28cm, Inkjet Print, 2010-2013

김인숙, girls, 28 June 2001, 가변크기, Digital C Print, 2001

정의목, JEONG Uimok

월간사진 기자  2013-08-02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