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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이 도용당했다면
작품을 도용 당해 가슴앓이를 겪은 사진가들을 위해 준비했다. 도용의 위법 여부를 판별하고 대응하는 방법.

인터넷 덕분에 세상은 편리해졌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사진가들이 누군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 도용했다는 사실에 가슴앓이를 경험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도용의 위법 여부를 판별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

 

도움말 최승철(최승철법률사무소)

 

잠깐! 사진저작물이 맞는지부터 확인할 것
아쉽지만, 저작권법이 당신이 촬영한 사진 모두를 보호해주지는 않는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항과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진저작물은 ‘사진 혹은 유사한 제작방법으로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한 복제 촬영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이 아니다. 또한 아직 표현되지 않은 아이디어 역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구체적으로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질의 조절, 셔터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을 인정받아야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내가 도용을 당했다고 주장하고자 한다면 그 이미지가 사진저작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야다.


“ 당신이 사진의 진짜 주인이라는 말을 어떻게 믿죠? ”

Q 사진 무단 사용에 항의하자 사이트 관리자가 사진의 진짜 주인임을 증명해달라고 요구한다. 저작권자는 이를 증명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A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저작권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저작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해당 이미지가 사진저작물로서의 성립 요건을 갖추는지를 먼저 증명해야 한다. 이후 해당 저작물의 ‘촬영 시간 및 장소를 구체적으로 증언한다든가’, ‘최초로 올라온 사이트가 자신의 소유임을 알린다든가’, ‘먼저 공개된 전시회 정보에 기재되어 있는 자신의 이름을 보여준다든가’ 등의 행위를 통해 원저작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할 일이 있으면 자신이 원저작자임을 명시해두고 자료를 보관해두는 게 좋다. 그럼 추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요긴하게 쓰인다.


“ 우연이에요. 난 당신의 사진을 베끼지 않았어요. ”

Q 내 작업과 유사한 사진이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나무 탁자 위 둥근 접시 하나, 네모난 접시 셋, 올라가 있는 음식, 수저의 위치, 라이팅 방법, 구도’까지 모든 게 동일해 보인다. 나무 탁자나 접시의 디자인 정도만이 다를 뿐이다. 도용을 주장할 수 있을까?

A 공모전 수상작이 자신이 촬영했던 사진과 유사한 점이 너무 많아 도용 여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례다. 이 경우 도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수상 작품이 먼저 제작된 내 작품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피사체의 선정, 구도와 앵글의 설정, 빛의 방향과 질, 셔터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 방법’에 있어서 두 사진이 얼마나 유사한 지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가 촬영한 사진이 이미 다른 사진 저작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의 배치나 구조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수상자가 흔히 볼 수 있는 사진들에서 아이디어만을 차용했다면 도용을 주장하기 힘들다. 아이디어에는 저작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해당 내용만으로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도용, 이렇게 대처하세요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자는 피의자에게 침해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 게시 중단뿐만 아니라 자신의 저작물로 만들어진 물건 등의 폐기를 요구할 수도 있다. 또한 침해자가 고의나 과실에 의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보통 먼저 침해자에게 내용증명으로 ‘시정조치 및 손해배상예정’ 통보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 시정조치 및 손해배상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진다면 비교적 간단히 해결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겠다. 저작권법은 침해 형태나 유형에 따라 다양한 형사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과정을 혼자 준비하기가 막막하다면 저작권 위원회의 알선 사업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알선 사업은 당사자 사이에서 전문가 1인이 개입해 분쟁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도록 무료로 도와주는 조력 사업이다.

 

박윤채 기자  2018-07-10 태그 도용, 저작권, 저작물, 사진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