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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어둠 속에서_Richard Mosse
리차드 모스(Richard Mosse)는 분쟁으로 얼룩진 세상에 대한 관심을 독창적인 사진작품으로 표현해 온 사진가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난민을 대상으로 한 신작 <Incoming> 시리즈를 통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Incoming, 2016 ⓒ Richard Mosse

Incoming, 2016 ⓒ Richard Mosse

Incoming, 2016 ⓒ Richard Mosse

Incoming, 2016 ⓒ Richard Mosse

 

아일랜드 사진가 리차드 모스(Richard Mosse)의 작업을 처음 접한 것은 2014년이다. 제55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선보인 <The Enclave> 시리즈로 세계 최고 권위의 도이치 뵈르제 사진상(Deutsche Borse Photography Prize)을 수상한 직후였다. 작가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드넓은 자연을 코닥 에어로크롬(특수 적외선 필름)으로 촬영한 뒤 진한 분홍빛을 입혔다. 내전으로 얼룩진 아프리카 약소국의 현실을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그려낸 그의 작업은 누구에게나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리차드 모스가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The Enclave>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작업 초기부터 분쟁 지역의 이질적인 풍경에 주목해온 작가의 관심은 난민으로 향했다. 난민 문제는 최근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작가의 역량은 동일한 주제를 얼마나 독창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하느냐에 있다. 비극으로 얼룩진 대지를 붉은 빛으로 전이시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The Enclave> 시리즈로 증명했듯이 리차드 모스의 시각은 남달랐다. 작가는 삶의 기로에 선 난민을 군사용 망원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자그마치 30Km 거리에서도 온도를 감지해 인물 촬영이 가능한 특수 열상 카메라다. 그는 이 카메라를 이용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한 난민들을 촘촘히 기록했다. 구명 보트에 빼곡히 앉아 도착을 기다리는 사람들, 난민들을 또 다른 공포로 몰아넣은 망망대해, 난민 캠프의 쓸쓸한 하늘이 고유의 색을 잃은 채 우리 앞에 놓여졌다. 마치 영혼을 잃은 유령처럼 보이는 난민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UN 발표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인류가 전쟁, 기후 변화, 학대, 빈곤 등을 이유로 모국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난민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반기는 국가를 찾는 일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리차드 모스는 이번 작업에 대해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된 열상 카메라는 일종의 무기나 다름없다. 최첨단 장비 앞에서 개인의 사생활은 무참히 말살된다. 카메라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장비가 사용된 작업을 통해 카메라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그 피사체가 된 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하며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작품을 통해 대변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작곡가 벤 프로스트(Ben Frost) 및 영상촬영 전문가 트레버 트위텐(Trevor Tweeten)와 협업을 진행했다. 전시장에는 8미터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촬영 당시 상황이 영상과 음향으로 재생된다.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던 난민들의 실상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작가는 이번 신작으로 Space를 주제로 한 ‘Prix Pictet’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에는  사진집 <Incoming>이 영국 출판사 Mack를 통해 576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출간되었다.
리차드 모스는 미군 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궁전을 담은 <Breach> 시리즈를 시작으로 적외선 필름을 사용한 <Infra>와 <The Enclave> 시리즈, 군사용 열상 카메라를 사용한 <Incoming>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을 명확하게 읽는 의미심장한 작품을 발표해왔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순수 예술사진의 경계에 서서 사진계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그의 다음 횡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월 15일 시작된 전시는 4월 23일까지 이어진다.

김민정 기자  2017-03-24 태그 해외 사진가, 리차드 모스, inc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