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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노하우

훼손된 사진, 버리지 말고 복원하라
세월의 풍파를 견뎌내지 못한 사진이 새롭게 태어나기까지, 그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1950~60년대에 촬영된 사진이다. 디지털 작업으로 훼손을 복원하고, 얼굴과 의상은 채색을 가미하여 그 시절의 주택구조와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사진을 만들었다. (자료제공 : 사진병원 김충식 소장)






1930~40년대 신문에 나온 독립운동가 사진이다. 흐릿한 윤곽을 연필 스케치로 아웃라인을 그리고, 피부질감을 살린 뒤, 채색을 가미하여 생동감 있는 사진을 만들었다. (자료제공 : 사진병원 김충식 소장)



필름으로 촬영하던 시절, 사람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사진이 혹여 구겨지거나 상처가 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소중히 앨범 안에 보관했었다.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고 복제, 보정마저 간편해진 오늘날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과거 필름 사진의 경우 대부분 인화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필름을 보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인화물을 앨범에 간직하고 보고 또 봤다. JPEG 파일로 마침표를 찍는 요즘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화된 사진의 경우 아무리 소중하게 다뤄도 시간의 풍파를 막아내기는 힘든 법이다. 언젠가 누렇게 변색되고, 상이 퇴색되고, 디테일 역시 손상되며, 인화지 표면이 갈라지기도 한다. 종종 취급상의 부주의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더 이상 옛 사진을 보며 추억에 젖는 일은 불가능한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대한 해답은 디지털 기술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초상화 전문 화가에게 오래된 사진을 의뢰했다고 한다. 훼손된 사진 위에 최대한 유사하게 그림을 그리고, 이를 복사 촬영하는 방법으로 사진을 복원한 것이다. 굉장한 전문성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포토샵을 이용한 복원이 가능하다. 이런 방법은 국립중앙박물관, 독립기념관 등에서 행해지는 역사 연구에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천안 독립기념관에는 사진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서는 우리 역사를 기록한 옛날 사진을 수집해서 연구를 위한 아카이브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1900년대 한국을 기록한 사진부터 10~20년 전 국가 행사를 기록해놓은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다. 오래된 사진의 특성상 이미 훼손된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스캔을 받고 포토샵을 이용해서 복원하는 과정을 거친다.





개인의 추억을 되살리다, 복원 서비스

그렇다면 개인의 역사를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자신 있다면 포토샵을 이용해서 직접 복원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단순히 툴을 이용할 줄 안다고 누구나 도전해볼 만큼 쉬운 작업은 아니다. 손상된 부분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눈썰미와 이를 복원하기 위한 숙련된 노하우가 요구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설픈 결과물만 불러올 뿐이다.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복원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리터처를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최근에는 손상된 사진을 복원해주는 사진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개인 사진관부터 후지필름 프랜차이즈 사진관까지. 그들은 ‘찢어진 사진 복원’, ‘구겨진 사진 복원’, ‘색 바랜 사진 복원’, ‘흑백사진을 컬러사진으로 복원’ 같은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갈수록 옛날 사진이 귀해지는 탓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업체에서는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인화물을 스캔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열처리를 통해 인화된 사진의 경우, 스캔을 받으면 사진 위로 엠보싱 무늬가 드러나게 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포토샵 CS 이상의 버전과 연동되는 ‘FFT(Fast Fourier transform)’ 플러그인을 사용한다. 하지만 엠보싱 무늬를 완벽하게 지우기 위해 강도를 올리면 사진이 자칫 유화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장 많은 의뢰가 들어오는 복원 사례는 역시나 잘못된 보관으로 인해 구겨지고 찢어진 사진이다. 사진의 훼손 정도와 부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복구에 앞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과정이 선행된다. 그런 다음 대부분 클론 스탬프 툴(Clone Stamp Tool)과 힐링 브러시 툴(Healing Brush Tool)을 이용해 손상된 자국을 지운다. 이후 작업은 언샤프 마스크(Unsharp Mask) 필터를 이용해 선명도를 증가시키는 작업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처럼 보편적인 프로세스로 불가능한 작업도 있다. 포토헨지 스튜디오의 남승환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50년 전 사진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사진은 결혼식 장면이었는데, 인물의 뒤편에 병풍이 있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변색된 것은 물론이고 가장 멀리 있던 병풍 속 그림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미대 강의를 맡기도 했던 그는 인터넷에서 여러 병풍을 참고해 직접 포토샵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그만의 감각과 노력으로 완벽하게 복원이 가능했던 사례다. 

시간이 흘러 누렇게 변색된 흑백사진 역시 원래의 톤으로 복원할 수 있다. 보통 흑백으로 전환한 후 [Curves] 등을 활용해 톤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은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하는 일이다. 이는 짧게는 5시간, 길게는 이틀 이상 걸린다. 사진 주인의 희미한 기억에 상상을 더해서 한 부분 한 부분 세심하게 붓과 페인트 툴을 이용하는, 그야말로 ‘색칠’을 더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손끝에서 나오는 가치

여전히 붓을 이용해 사진을 복원하는 업체도 있다. 광주에 위치한 ‘사진병원’이 그곳이다. 이곳의 김충식 소장은 화실을 운영하며 동시에 포토샵과 붓을 사용해 사진을 복원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그림을 그려서 사진을 복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토샵 작업을 병행해서 보다 빨리 퀄리티 높은 복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차적으로 포토샵 작업을 거친 사진 중에서 수작업이 더 필요한 부분에만 그림을 더해 복원하는 것이다. 특정 부분의 윤곽이 많이 사라져 있다든지, 사진을 확대했을 때 선명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든지, 인물의 이목구비가 흐릿한 경우 등의 상황에 그렇게 작업한다. 이렇듯 포토샵 작업만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기 어려운 상황일 때 김충식 소장은 붓 칠을 통해서 보다 자연스러운 형태를 그려낸다. 원본 사진을 참고해 최대한 비슷한 색감을 조합한 다음 세심하게 선을 살려낸다. 손끝의 섬세함만으로 생동감 있는 복원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는 “가장 많이 들어오는 의뢰는 약혼이나 졸업식 사진처럼 의미 있는 기념사진의 복원이다. 대부분 오래된 흑백사진이며, 사진 속 인물에게 선물하려고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사실 포토샵 작업보다 손으로 직접 그리는 수작업이 훨씬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 결국 디지털의 혁신과 복원 기술의 발전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 수단이 무엇이든 완벽한 복원 기술은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셈이다.





복원 업체 즐겨찾기

복원 작업에 대한 비용은 난이도에 따라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는 10만 원대까지의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이미지 확인 후 가격을 책정한다. 일일이 손 그림을 통해 복원할 경우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30만 원대에 이른다.

사진병원  :  T. 062-511-9902
포토헨지스튜디오  :  T. 042-482-3693  /  photohenge.com
후지필름몰  :  T. 02-3281-7700 / www.fujifilm.co.kr
119 사진병원  :  T. 010-7942-4701 / blog.naver.com/119_photo
리더스스튜디오  :  T. 02-474-7979  /  cafe.naver.com/cellophoto

오찬석 기자  2019-11-12 태그 훼손, 사진복원, 컬러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