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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전시

마이클 케나와 배병우, ‘흔해 빠진 풍경 사진’을 말하다

지난 2월 6일, 공근혜 갤러리에서 두 거장을 만났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시각으로 풍경을 담아 오고 있는 그들이 말하는 사진이야기.

마이클 케나의 작품은 배병우 사진가의 작품에 비해 무척 작은 사이즈로 전시 중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케나
작가들은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크기를 결정한다. 작가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측면을 구체화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작은 사이즈가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주로 작은 사이즈로 전시를 한다. 반면 배병우의 작업은 크고 아름다워서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마치 그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다.

둘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배병우
첫 만남은 3년 전 마이클 케나가 작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 이곳에서 이뤄졌다. 서로의 작품을 알고 좋아했었기 때문에 만나자마자 말이 필요 없이 통하는 지점이 있었다. 일생동안 각자 풍경에 대한 명상을 하는 작가들이었기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한국의 자연이 지닌 매력은?
케나
일본, 인도, 한국에 친구가 있는데 다들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것과 같다. 각자 그들이 주는 느낌, 연상시키는 느낌이 모두 다르다. 그간에 가지고 있던 경험, 작업방식을 기반으로 해서 작업 대상과 대화를 한다. 한국의 풍경은 상당히 독특한 측면이 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기엔 어렵지만 매우 아름다운 것만은 분명하다.

예전 작업 중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개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배병우
소나무 작업보다 바다를 찍을 때가 좋다. 20년 전, 시카고 미술관에서 바다를 작업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매우 기쁘게 시작했다. 그렇게 밤바다의 어선을 촬영한 작업이 있다. 그리고 3년 전, 벨기에에서 화랑을 오픈한 친구의 제안으로 시작한 오름 작업도 매우 재미있었다. 누군가 새로운 작업에 대한 계기를 마련해 줄 때 행복하다.

미발표 작품 중, 한국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를 찍은 사진이 있는가?
케나
아직 프린트 하지 않은 한국을 찍은 네거티브 필름이 수 천 장이나 있다. 와인과 비슷하다.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지난 다음 그것을 열어보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사진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서 작품을 할 것이고 나중에 숙성이 되어 그것들을 꺼내 보았을 때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케나
사진은 실제 그 장소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 위한 여행이 좋다. 며칠 동안 돌아다니다가 전혀 기대하지 못했는데 보물 같은 곳을 발견하게 되는 것. 그리고 암실로 들어가서 새로운 발견을 해나가는 것이 매력 있다.
배병우 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사진작업을 한다. 새벽에 숲속을 해맬 때면 생명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을 찍어서 표현하는 것보다 내가 그 장소에 있다는 것 자체가 더 행복할 때가 많다. 케나와 나는 같은 장소(천사의 섬)를 1년 이상 찍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 함께 전시를 열고 싶다.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 Bae Bien-U, courtesy of Gallery KONG

Homage to HCB, Study 2, Bretagne, France. 1993 © Michael Kenna, Courtesy of Gallery KONG

월간사진 기자  2015-02-24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