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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혜 부사장의 PICK
사진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권지혜 부사장의 PICK

사진의 힘, 관점에서 태어나다

월간사진 2025년 9월 호(No.691)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조종사들은 서로에게 늘 이렇게 상기시켰다. "사방을 주시하라 (Keep your head on a swivel)." 이는 눈앞의 것에만 매이지 말고, 끊임없이 시선을 전환하며 모든 방 향을 살피라는 뜻이었다. 이 단순한 문구는 지금도 군대와 FBI 훈련 현장에서, 또 축구팀 감독들의 전술적 조언 속에서도 반복된다. 사방을 주시한다는 것은 곧 관점을 고정하지 않는 일이다. 시선을 넓히면, 놓친 단 서와 사라진 조각, 숨은 의도와 새로운 길, 혹은 뜻밖의 탈출구까지 발 견할 수 있다. 그렇게 세계를 바라볼 때, 우리는 더 많은 진실과 더 깊 은 의미에 다가간다. '관점(Perspective)'은 라틴어 perspicere, 곧 ‘꿰뚫어 보다‘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광학 유리를 뜻하며, 망원경 속 렌즈처럼 사물을 변형해 보여주는 장치를 지칭했다. 오늘날 이 단어는 사유와 해석의 시선을 가리킨다. 결국 관점이란, 세상을 통과해 비추는 또 하나의 렌즈인 셈이다.

 

사진 속 관점은 숙단사고의 과정과 닮아 있다. 어떤 장면을 남길 것인가, 무엇을 프레임 안에 포함시키고 무엇을 잘라낼 것인가- 이 모든 결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깊은 사고의 결과다. 숙단사고는 시간을 들여 탐색하고, 수많은 가능성 사이에서 본질을 붙잡는 행위다. 그 결과 사진은 단순한 현실의 복제가 아닌, 보이지 않는 세계를 비추는 창이 된다. 그리고 선택에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s)가 따른다. 어떤 요소를 강조하면 다른 것은 희미해지고, 한순간을 붙잡으면 다른 시간은 흘러간다. 프레임의 결정은 가능성을 배제하는 동시에, 한 장면에 압축된 세계를 완성한다. 바로 이 균형 위에서 사진은 힘을 얻는다. 평범한 장면조차 낯선 울림을 가지는 이유는, 우리가 동일한 세상을 보면서도 각자 다른 것을 선택하고,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결국 사진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을 품는다.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묻는 욕망. 렌즈가 포착하는 것은 피사체가 아니라 그것을 향한 나의 질문이며, 동시에 그 질문에 대한 타인의 응답이다. 그 응답 속에는 언제 나 선택의 흔적과 사고의 깊이가 겹쳐져 있다. 그래서 관점을 담은 사진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9월에 있을 주목되는 이머징아티스트(Emerging Artist) 신진작가 박찬식 스트리트 포토 <군상극 Ensemble Drama> 개인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차원이 다른, 그 다른 질서에 속한 존재

사진전문매거진 월간사진!!

 

 

@Monthlyphot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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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2025-09-27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