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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인생
에드워드 마이브릿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데니스 스톡, 애니 레보비츠를 다룬 영화들

 

누구나 한 번쯤 영화 같은 인생을 꿈꾼다.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삶은 과연 그러했을까. 사진가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철학을 다룬 영화, 그 속에서 작품세계 너머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영화 <에드워드> _ 에드워드 마이브릿지

사진 역사 초창기였던 1800년대 후반, 인간과 동물의 연속 사진을 선보였던 에드워드 마이브릿지(Eadweard Muybridge)의 삶과 예술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그는 말이 달리는 연속 사진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과거에 그는 마차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났고, 이후에 집착에 가깝도록 ‘움직임’이라는 행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영화는 사진가로서의 그의 삶뿐만 아니라 젊은 연인 플로라와의 사랑과 갈등에 관한 스토리도 담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심리묘사가 압권인데, 삶과 작업에 관해 진지하게 고뇌하는 마이브릿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영화에는 이미지로만 접했던 연속사진의 촬영 과정이 롱 테이크로 담겨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마이브릿지가 작업에 들인 노력은 물론이고, 명성에 가려졌던 다양한 스토리가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 <조지아 오키프> _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근대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그를 거론할 때면 꼭 따라다니는 이름이 있다. 바로 미국의 여류 화가 조지아 오키프다. 유부남이었던 스티글리츠는 20살이나 어렸던 그녀와 관계를 맺었고, 조지아 오키프와 결혼 후에는 다른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다. 심지어 조지아 오키프를 촬영한 누드 사진을 공개하며, 그녀의 평판을 더욱 나쁘게 만들기도 했다. 20세기 초 세상의 편견과 맞서 여성이자 예술가로서 독보적 위치에 오른 그녀의 삶과 인생을 다룬 영화지만, 그 중심에 사진가 스티글리츠가 있었던 것. 동료 예술가이자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으로서, 조지아 오키프의 성공을 조력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여러 상처에도 불구하고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영화 <라이프> _ 데니스 스톡

비 내리는 뉴욕 타임스퀘어를 걷는 제임스 딘(James Dean). 그의 사진은 아직까지도 그를 청춘의 아이콘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스타로 떠오르기 직전의 제임스 딘과 <LIFE> 잡지 소속 신인 사진가로 그를 촬영했던 데니스 스톡(Dennis Stock)의 만남과 우정을 조명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데니스 스톡의 노력과 안목이 없었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 제임스 딘이 과연 존재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제임스 딘의 여행에 동행하며 인간적이고 진솔한 고민을 나누고, 배우나 스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그를 대했던 데니스 스톡의 면모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2010년 타계한 데니스 스톡의 위대함 뒤에 진실하고 겸손한 태도가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마저 따듯해진다. ‘영원히 살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라는 제임스 딘의 명언처럼, 연기와 사진을 향한 두 젊은이의 열정, 고민, 방황이 담긴 영화가 마음 속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영화 <애니 레보비츠 :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 _ 애니 레보비츠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촬영했지만, 정작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의 개인적인 삶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4월 30일 국내에서 재개봉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는 그녀의 생각, 작업 방식, 개인사가 여과 없이 담겨 있다. 아마도 그녀를 피사체로 만든 주인공이 친동생 바바라 레보비츠이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어린 시절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예술가가 되기 쉽다. 차창이 일종의 프레임이 되기 때문이다.”, “힘든 촬영과정은 잠시지만, 사진은 영원히 남는다.”라는 멋진 말에서, 전설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유명 사진가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절친했던 비평가 수전 손택의 죽음에 아파하는 모습이나 늦은 나이에 얻은 자녀들에 대한 단상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86분의 러닝타임 동안 애니 레보비츠의 삶을 따라가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김영주 기자  2020-07-23 태그 영화, 사진가, 예술, 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