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RT

화제의 전시

오~ 컬러풀 월드 _ 비비안 마이어
생전엔 유모였지만, 사후에 뛰어난 사진가로 평가 받는 비비안 마이어. 그녀의 예술세계가 아름다운 컬러를 통해 빛을 발한다

Chicago, 1975 © Estate of Vivian Maier, Courtesy Maloof Collection and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비비안 마이어의 직업이 ‘유모’였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30대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가정부, 간병인으로 평생을 살았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그녀의 삶 대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타고난 사진가가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그녀의 감각과 열정은 후대에 높이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사진가 매리 엘렌 마크(Marry Ellen Mark) 역시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보고 “그녀는 유머 감각도 있지만, 동시에 비극도 볼 줄 알았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거리사진은 다이안 아버스와 로버트 프랭크를 동시에 떠올리게 만든다.”라고 말한 바 있다.

 

 

Chicago, 1971 © Estate of Vivian Maier, Courtesy Maloof Collection and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유모로 생활하다 틈이 날 때면 거리로 나가 셔터를 눌렀던 한 여인. 사람들의 기억 속 비비안 마이어는 ‘직설적인 화법과 이상한 프랑스 억양’을 지녔다고 한다. 농담 섞인 말로 자신을 스파이로 소개하기도 했고,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망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름을 묻는 전당포 주인에게 “말 안 할래.”라고 답했다 는 일화는 그녀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가 어떻게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의 친구이자 유명 사진가였던 잔느 베르트랑(Jeanne Bertrand)의 집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어쩌면 그 시간 동안 많은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될 뿐이다.

 

 

Chicago, 1978 © Estate of Vivian Maier, Courtesy Maloof Collection and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Fontainebleau Hotel, Miami, 1960 © Estate of Vivian Maier, Courtesy Maloof Collection and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인화도 되지 않고 촬영만 된 필름만 수십 상자. 그뿐인가. 비비안 마이어는 남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배지, 자석, 영수증, 우표 등 사소한 물건들을 평생 수집했다고 알려져 있다. 심리학에 따르면,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모으는 행위는 ‘결핍’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아마도 현실적인 어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그녀를 달래준 것이 카메라를 통한 이미지 수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틈날 때마다 거리에 나가 따듯한 시선과 특유의 감성으로 거리 속 풍경과 사람들을 담았다. 거울이나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셀프 포트레이트 역시 인상적이다. 네덜란드 폼미술관에서 4월 28일까지 비비안 마이어의 <Works In Color>전시가 열린다. 아무런 사심과 목적 없이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누볐을 비비안 마이어의 순수한 마음과 시선이 아름다운 컬러사진에 오롯이 담겨 있다.

 

 

Location unknown, 1956 © Estate of Vivian Maier, Courtesy Maloof Collection and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김영주 기자  2020-03-23 태그 비비안마이어, 전시,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