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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미술관 품에 안긴 사진들
2018년 주요 미술관들이 수집한 사진 소장품의 면면을 살펴본다.

신소장품 전시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주요 미술관들은 최근 새롭게 추가한 소장품들을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사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한 미술관들은 동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에, 그리고 지역 미술관들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주요 미술관들이 새롭게 소장한 사진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

전체 소장품은 8,382점이고 그중 사진은 1,105점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13.2%다. 수집 기간을 2018년으로 한정 짓는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총 242점을 수집했다. 그중 사진은 92점(약 38%)이다. 향상된 수치다. 예년과 동일하게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은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작업들로 구성돼 있다. 동시대 작가로는 강용석, 이정진, 정희승 등이고, 2017년에 이어 한정식, 김녕만 등 사진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추가적으로 소장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한영수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한국 전쟁 이후 새롭게 변화하는 5,60년대 서울의 모습을 담았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1950년대 서울의 명동, 을지로의 모습은 한국전쟁 후 도시 및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구도로 인상적인 순간을 담은 그의 사진 20점이 국립현대미술관 품으로 들어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매년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공모제’를 통해 작품을 구입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 2년간 수집한 소장품들을 과천관에서 9월 2일까지 특별전으로 전시한다. 또한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 (http://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List.d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영수, 서울 명동, 1958/2018

한영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전쟁 이후 도시가 새롭게 탄생하는 변화의 과정을 목격하며, 이를 사진에 담아냈다. 지금 봐도 세련된 구도와 타이밍, 그리고 관찰력을 통해 담은 사진은 초기 매그넘 작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강용석, 동두천 기념사진-2, 1984/1995

강용석 6.25전쟁 이후 나타난 한국 사회의 여러 상황을 촬영한 작가다. 남한에 주둔하는 미군으로 인해 생긴 우리 사회의 기이한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 <동두천 기념사진>은 분단 문제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이 표출된 작업으로 한국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초상을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

2018년 서울시립미술관이 수집한 작품은 총 162점이다. 그 중 사진은 43점(26.5%)이다. 지난 2018년의 경우, 한 작가가 여러 작품을 기증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서 전체 소장품은 최근 3년 중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사진은 회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018년 서울시립미술관은 기성 작가 외에도 김천수, 김익현과 같이 비교적 젊고 새롭게 주목받는 80년대 생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수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에게 디자이너로 친숙한 안상수의 사진작품을 선택한 것 역시 눈길을 끈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의 2018년 소장품들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의 전시 <멀티-액세스 Multi-Access 4913>에서 6월 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박형근, 두만강 프로젝트 유에이징 3, 120x150cm

박형근 허구와 가상의 이미지로 가려진 북한에 대한 남쪽의 시선, 그리고 두만강에서 실제로 접한 풍경이다. 두 개의 다른 시선이 교차하고, 대비하는 장면을 중요한 형식으로 삼았다. 다큐멘터리와 가상의 모습이 혼재된 사진이다.

 

 명이식, 행담 180x225cm

명이식 도심 빌딩과 조립식 콘크리트 등 산업 목적의 건축물을 담는 사진가다. 그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위해 지어진 건물들이 규칙과 반복이라는 외적인 획일성을 가진 것에 주목했다. 작가는 프레이밍을 통해 이 건축물들의 특징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체 소장품은 총 2,788점이며, 이 중 사진작품은 310점(11%)이다. 2018년에는 총 130점을 수집했고, 그중 사진은 총 62점(48%)에 달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부산시립미술관은 지역 출신 또는 연고 작가의 대표 작품을 주로 수집한다. 작년 한 해 새롭게 추가된 작품 수가 62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 이유가 문득 궁금해진다. 그 이유는, 지역 작가인 허종배의 작품 1점을 포함하여 부산 사진의 여명기, 생활주의 리얼리즘의 계보를 잇는 김복만의 작품 61점을 기증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으면서도 부산의 면면을 보여줄 수 있는 흑백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김복만, 피서 열차(송정-해운대 구간 미포 인근),종이에 은염인화,1965년

김복만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우연한 기회에 그는 미군으로부터 카메라를 입수한다. 이를 계기로 60년 동안 부산의 근대화 과정을 담는 사진가의 길을 걸었다.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진귀한 모습을 담은 그의 사진이 일상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미술의 정체성 구축과 문화발전이라는 명목으로 2015년 개관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2018년 미술관이 수집한 작품은 33점, 그 중 사진은 10점으로 약 30%에 이른다. 100% 공모로 진행한다. 수집 방향은 주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국내 작가의 작품이다. 또한, 근현대미술사에서 여성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여성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 2018년 수집된 소장품을 살펴보면 윤정미, 임선이, 이명호, 배찬효, 김아타 등이 있다. 사진 전문 미술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집한 소장품 수가 인상적이다. 한편, 개관 후 2017년까지 수집한 소장품들을 보여주는 전시<재분류 :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가 9월까지 열린다. 박영숙의 <헤이리 여신 우마드>, 임선이의 <삼초점의 시선1>이 전시되고 있다.

 윤정미, 핑크 프로젝트_로렌과 캐롤린과 그들의 분홍색 물건들

윤정미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에 의해 아이들 소지품 색이 다르다는 것을 담아낸 사진이다. 편견으로 인해 색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활 속에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고은사진미술관

지방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개관한 고은사진미술 역시 주요 사진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해오고 있다. “고은사진미술관의 수집 방향은 집중과 확산이다.”라는 말처럼 주요 작가의 의미 있는 시리즈, 그리고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작업 중에서 초기 대표작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소장하고 있다. 또한, 지방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기에 부산 지역 작가들의 작품에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현대사진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해외 작가의 작품도 소장한다. 2018년 수집한 작품으로는 프랑스의 브뤼노 레끼야르(Bruno Réquillart), 일본의 츠치다 히로미(Hiromi Tsuchida), 키타이 카즈오(Kazuo Kitai), 그리고 독일의 클라우디아 훼렌켐퍼(Claudia Fährenkemper)가 있다. 국내에서는 장성은, 전명은 등 젊은 사진가들의 작품을 소장했다.

Tsuchida Hiromi, Zokushin Issiki_kurosawa, Aichi Prefecture, Gelatin Silver Print, 30.8x44.5cm, 1969

Tsuchida Hiromi 전통적 다큐멘터리의 시선에서 벗어나 1960-70년대 일본을 새롭게 기록했다. 대상을 자유롭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김영주 기자  2019-06-11 태그 미술관,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