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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웃기거나 엉뚱하거나 _ 알렉산더 코긴
보통 친한 관계가 아니고서는 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 그의 사진은 시트콤을 연상시킨다.

알렉산더 코긴의 사진 속 장면들은 죄다 엉뚱하다. 의도에 의한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지만 실소를 자아낸다. 사진가의 촬영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웃음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이다. 사진을 통해 그의 명언을 착실하게 실천하는 사진가가 있으니 바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출신 알렉산더 코긴(Alexander Coggin)이다. 미국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경력을 지닌 그는 유머와 재미를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그래서인지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그들 대부분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망가지고 대책 없이 엉뚱해 보인다. 보통 친한 관계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실제로 사진에 등장하는 이들 대부분은 알렉산더 코긴의 남자친구 가족이다. 어느 날 남자친구로부터 카메라를 선물 받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 가족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니, 카메라를 통해 인생이 바뀐 셈이다. 스냅사진도 있지만 간혹 연극적인 요소를 사진에 대입시켜 각자의 캐릭터에 맞게 일부 연출적 요소를 첨가하기도 한다. 그의 사진에서 우스꽝스러움과 인물과의 친밀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유다.

 

번개처럼 한순간에 빛을 내뿜어 대상을 포획하는 스트로보 조명은 그만의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중요한 장치다. 다소 비현실적인 톤이 사진에서 느껴지는데, 그게 다 스트로보 조명 덕분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런 방법을 고수하는 것일까.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각성 효과는 스트로보의 마법이기도 하다. 이는 평소 보기 힘들었던 사람들의 표정과 장면을 탄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까닭에 그의 사진은 상당히 유쾌하고 내용 역시 가볍다. 이런 그의 사진을 ‘시트콤 사진’이라고 명명하면 어떨까. 고정된 등장인물과 동일한 배경을 바탕으로 해서 매번 다른 에피소드를 만드는 시트콤의 유쾌함이 사진을 통해 전해진다.

 

 

 

 

 

 

김영주 기자  2021-05-24 태그 알렉산더, 사진가, 유머,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