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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토리

어부의 초상_Christian Stemper
오스트리아 사진가 크리스티안 스템퍼(Christian Stemper)는 점차 사라져가는 목선과 어부의 초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 기중기를 이용한 촬영
그리스 파로소 섬과는 오래전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어업을 이어가는 어부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낡은 보트에 시선이 꽂혔다. 배의 초상을 좀 색다른 형태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형 카메라를 기다란 막대에 매달아 촬영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0년도는 드론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결국 기중기를 동원하기로 결심했다. 약 25미터 높이에서 촬영을 감행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 후 작업을 확장시켜 배를 소유하고 있는 어부의 포트레이트를 함께 찍기 시작했다. 사실 그 과정에서 목선과 어부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온힘을 기울여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긴 순간이다. 
# 파로소 섬의 어부들
어부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다행히 뱃사람을 소개받았고, 그와 친분이 있는 어부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아 갔다. 그 과정에서 거칠어 보이는 어부들의 따뜻하고 깊은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 바다의 늑대
작품 제목 <Lupimaris>는 라틴 합성어로 ‘바다의 늑대’라는 뜻을 갖고 있다. Lupi는 늑대, Maris는 바다를 의미한다.
# 99개 보트, 31명의 초상
5년 동안 섬에 있는 모든 보트를 촬영하는 것이 목표였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작업하는 마지막 한 명의 어부까지 빠짐없이 촬영하고 싶었다. 결국 작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총 99개 보트와 어부 31명의 초상을 담을 수 있었다.
# 전통의 가치
세상이 너무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오랜 전통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어부들이 나에게 강조한 것은 전통을 지키며, 천천히, 그리고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삶이었다. 바다는 그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생명 그 자체다. 바다와 호흡하며 전통을 고수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Christian Stemper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사진가. 상업사진과 개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기록이라는 사진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작업에 집중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Lupimaris> 시리즈를 담은 사진집을 발행했다. CNN, Esquire Russia, Gup Magazine 등 해외 여러 매체에 작품이 소개되었으며, 스페인, 그리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지에서 전시를 가졌다. 

김민정 기자  2017-05-25 태그 바다 특집, 오스트리아 사진가, 크리스티안 스템퍼